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넥슨의 MMORPG 게임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의 1세대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급성장 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1조 5700억 수준까지 성장했다. 또한 우리 나라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큰 수출액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 산업은 지난해만 해도 4조 2000억 원이 넘는 수출액을 기록한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내용 면에서 본다면, 최근 BTS로 세계가 열광하는 K-POP 수출액 5600억 수준에 비해 무려 7배나 큰 산업이다. 부가가치 측면에서 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4.7%, 제조업 평균 5~6%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인 30%에 달한다.
한국 게임 산업이 심한 독감에 걸렸다. 독감을 일으킨 원인은 다양하지만 몇 몇 회사에 의한 독과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부족, WHO(세계보건기구)가 과도한 게임 몰입을 질병코드로 등재했다. 결정적 타격은 후발주자 중국의 급성장으로, 그야말로 게임 산업 현장은 아비규환이다.
현재 판교나 구로에 있는 중소 게임사들은 줄 도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꽃 길만 걸으며 전세계 게임시장을 주름잡던 시절은 이제 과거의 기억이 되어가고 있고, 한 때 중국 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한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막대한 자본과 개발 인력으로 게임시장의 쓰나미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에 의해 우리 게임 산업은 그 힘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 게임 수입 금지한 중국
중국은 자국의 게임을 보호하기위해 한국 게임 수입을 아예 막아버렸다. 내수시장만으로 충분히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중국은 내수기업 보호책을 착실히(?) 펼치며 오히려 한국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최근 약 1~2년간 중국 모바일 게임은 국내 앱 마켓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은 중국의 ‘판호’ 허가를 받지 못해 수출길이 꽉 막힌 상황이다. 판호란 유료 서비스를 허가해주는 영업허가권이다. 중국에선 유료 콘텐츠를 판매하려면 중국 당국의 판호를 발급 받아야 한다. 자국 콘텐츠에는 내자 판호, 해외 콘텐츠에는 외자 판호를 발급한다.
최근 발행된 ‘한국게임학회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게임의 중국에 대한 게임 수출은 계속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판호를 발급받아 겨우 시장에 존재감을 확인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리포트는 ‘중국 당국은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2019년 봄, 한국 게임에 대한 본격적 판호 발급에 대한 예측은 근거 없다’며 게임업계에 드리운 어두운 수출 시장 전망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지난 3월부터 자국 게임의 판호 조차도 잘 내주지 않고 있고 개발된 게임의 출시 마저 지연되고 있다. 향후 만일 게임 판호 발급이 원활히 진행되더라도 내자 판호가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로 불리는 ‘지스타(G-STAR)’ 역시 올해 국내 게임사의 참여율은 상당히 저조했다. 오히려 해외 업체들의 잔치로 바뀐 모양새다. 다시 말해 국내 게임 업계를 덮친 먹구름은 쉽게 걷히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꽉 막힌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고 극복해야 할까?
◇시장 잠재력 큰 인도
바로 인도가 답이다. 최근 만난 인도 모바일 게임의 선구자인 99 Games CEO 로히스 바트(Rohith Bhat)는 인도의 현재 게임 시장 상황을 ‘빅뱅’ 전야로 간단히 설명했다.
흔히 인도라고 하면, 값싼 노동력과 질 높은 교육을 무기로 글로벌 게임사들의 아웃소싱 기업들이 많은 곳으로 전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리콘 밸리를 주름잡는 기술 인재들의 공급처, 마이크로 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 어도비 시스템즈의 CEO 샨타누 나라민 등이 인도 출신이다.
구글의 주요 임원진들과 글로벌 IT 기업들의 주요 임직원들이 인도 출신이다. 또 미국 스타트업 16%가 인도 출신이다.
이런 세계 IT 기업들에 주요 인력으로 포진하고 있는 인도인들이 그동안 게임 산업에 많이 진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흥미롭다. 현재 인도 출신 주요 IT 인재들은 그들이 성장할 때 게임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거의 해보지 못한 세대들이기에 기술 기반 IT산업 분야 진출에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바뀌고 있다. 즉, 인도가 드디어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서서히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데이터 서비스료로 게임시장 기반 구축
우선, 그 게임 문화 발전의 토대를 만든 것은 2016년 말 혜성처럼 등장한 신규 이동 통신사 지오(Jio)다. 지오는 4G 기반 데이터 서비스료를 기존보다 무려 95%를 인하해 3인 가족이 4G 데이터 서비스를 한화 월 12000원 정도만 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뿐만아니라 지오는 거의 무료에 가까운 수준으로 자사 통신 가입자들에게 스마트폰을 뿌리고 있다. 그 덕에 2017년 인도 전체 소비자 중 22.4%에 해당되는 4억 명 정도가 스마트폰을 사용했으나, 올해는 5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16년 이전 인도 국내 전체 월간 데이터 소비량은 2억 기가 바이트였지만, 201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데이터 소비량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15억 기가 바이트까지 사용량이 급증했다. 무려 1년만에 7배가 넘는 사용량 증가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및 iOS 시장에서 앱 다운로드 수는 미국을 제쳤다. 2018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8억 9000만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11억 달러로 뛰어오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듯 가처분 소득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거의 무료로 뿌려지는 스마트폰과 값싼 데이터 사용 요금은 콘텐츠 소비로 이뤄지고 있고, 그 주요한 콘텐츠 소비의 양대 산맥은 게임과 동영상이다. 하지만 물리적 환경을 따라 잡을 콘텐츠 수는 아직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인도 게임 시장의 현실이다. 출처: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812160100052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