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스
[이야기 책세상] “사회에 기여하라” 인도 기업의 성공사례 | Writer | Admin | Date | 2018-01-08 1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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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3억의 인구를 가진 인도가 신흥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삼성, LG를 비롯해 월풀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가전회사들이 인도에 속속 진출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과 품질 때문에 인도 국내의
가전회사는 맥을 쓰지 못했다. 1987년 설립된 인도의 가전회사 ‘고드레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2010년 무렵 인도인 중 20%만이 냉장고를
사용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비어 있는 시장이 80%에 달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고드레지는 기존의 냉장고 구매자가 아닌 비구매자로 눈길을 돌렸다. 이들은 주로 농촌에 거주하거나 도시 빈민가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냉장고를
사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니, 불안정한 전력 공급과 비싼 가격이 주된 이유였다.
인도는 시골 지역에 전제 주민의 70%가 거주하는데, 지역 특성상 전력사정이 불안정하다. 따라서 설령 냉장고가 있더라도 툭하면 전기가 나가 식품 보관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물론 높은 가격도 간과할 수없는 장애요인이었다. 그렇다고 이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고드레지는 또한 이들에게 냉장고가 주어질
때 바뀌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매일 신선한 우유와 상하지 않은 과일, 야채를 먹을 수 있다면 그만큼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굳이
냉장고가 아니더라도 신선식품을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저렴한 기기가 개발된다면 회사를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란 판단이 섰다.
고드레지는 우선 저소득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직원들을 빈민가와 시골로 파견해 관찰과 질문을 병행했다. 질문도 예를 들어 “냉장고가 필요하십니까?”라고 묻는 폐쇄형보다는 개방형, 즉 “어떤 제품을 시원하게 보관하고 싶으신가요?”, “그 제품을 보관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라는 식으로 묻도록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도의 부유층과는 라이프
스타일이 달랐다.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식품을 매일 구매해야 했고, 집 크기도 14m² 정도로 비좁아 거실과 침실의 구분도 없었다. 더구나 도시의 빈곤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사도 자주 다녔다.
2010년 2월 고드레지 그룹은 새로운 개념의
냉장고를 시장에 내놓았다. 명칭은 초투쿨(Chotukool). 힌디어로
초투는 ‘작다’, 쿨은 ‘차다’는 뜻이다. 가격은 3500루피(약 70달러)로 출시 당시
인도에서 가장 저렴한 냉장고 가격의 절반에 맞췄다. 압축기(콤프레서)와 냉매를 버리고 12볼트 배터리를 장착했다. 기존 냉장고는 200개의 부품으로 구성됐는데, 초투쿨은 이를 20개로 줄였다.
그리고 냉각효과를 높이기 위해 김치냉장고처럼
위에서 여는 방식을 채택했고, 단열재를 사용해서 전원 공급이 끊기더라도 몇 시간은 냉기가 유지되도록
했다. 용량은 43L, 무게는 8.5kg으로 어린이 몇 명이 함께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만들었다.
당시 인도 시장에서 가장 작은 냉장고
사이즈는 170L에 30kg이었다. 하지만 고드레지는 5인 가족에
43L 용량이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소비전력도 절반 수준. 다만 냉장고 내부 온도가 10도 전후였는데, 이 또한 사전 관찰결과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가격을 절반으로 낮췄지만 시골주민의 소득수준과 비교해볼 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었다. 고드레지는 시골주민이 초투쿨을 활용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했다.
구멍가게 주인에게는 초투쿨을 들여놓고
여기에 물과 초콜릿을 보관하면 그만큼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득했다. 과일, 야채, 유제품을 파는 상인에게는 남는 물건을 초투쿨에 보관하면 그
다음날에도 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하루에
40~50루피 정도의 추가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계산됐다. 초투쿨을 할부로 구매한다고 해도 4~5개월이면 본전을 뽑는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고드레지의 전략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발매 첫해에 약 10만 개의 제품이 판매됐다. 고드레지는 ‘3L’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자사 제품 소비자의 생활수준(Living Standard)을 높이고, 생계수단(Livelihood)을 제공하며,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초투쿨은
고드레지의 비전과 잘 어울린다.
가격을 떨어뜨려 시장을 넓히는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존 상식에서 벗어난 R&D를
통해 원가절감을 시도해야 한다. 고드레지는 냉장고라면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던 콤프레서를 없앴다. 시골의 작은 가계를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냈다. 이는 고드레지에게
수익을, 인도의 시골주민들에게는 생활수준의 향상을 선물했다.
개발도상국 기업이 자국의 빈민층을 위해
제품을 개발하는 이러한 방식을 ‘검약적 혁신’이라고 부른다. 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나비 라드주(Navi Radjou)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건을 파는 데서 벗어나 사회문제를 관찰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면서 기업이익을 증대시키는 아이디어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http://style.mk.co.kr/view.php?year=2017&no=858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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