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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김영일 "2분기에 신흥국 차별화된다...인도, 인도네시아 주목"
Writer Admin Date 2017-05-25 15:45

“신흥국들의 기업 이익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의 속도나 폭이 전보다 떨어지면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신흥국 국가별, 업종별로 2분기부터는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유, 철강 등 인플레이션에 유리한 경기민감주들은 1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떨어지고 있고 IT 기업은 2분기까지 올라가는 흐름이다. 국가별로 기회를 찾는다면 내수가 탄탄한 인도나 인도네시아가 좋다. 이 국가들은 중장기 측면에서 기업 실적 전망이 좋다.”

 

최근 신흥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향방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대신증권의 김영일 해외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최근자카르타! 신흥국 내수주에 힘을 싣는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질문에 답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내수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상승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경기 하방 위험은 낮아졌지만 보호무역과 주요국 정치 이벤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1분기를 기점으로 지난해 지속돼 온 물가 상승이 둔화되며 내수 중심 국가에 대한 선호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강세는 2분기 중 신흥국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며신흥국내 필수소비재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커진 점도 내수섹터가 주목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필수소비재 중에서도 음식료 업종에 투자 매력도가 커질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신흥국 필수소비재의 상대적인 PBR(주가순자산비율) 2012년 수준까지 낮아져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특히 필수소비재 중 물가상승 둔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음식료에 대한 투자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을지로 중구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에서 김 연구원을 만났다.

 

-신흥시장 가운데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주목했다. 이유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할 때는 대중국 수출을 통해 전 세계 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졌고 사실상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 없어졌다. 세계 경제 전반이 어려워진 가운데 국가들마다 보호무역으로 방침을 정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비단 트럼프의 문제가 아니고 유로존 등도 보호무역 비슷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리한 국가는 확실한 시장을 쥐고 있는 큰 기업들이 있는 국가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있는 한국도 그렇다.

 

한편으로는 수출 의존도가 낮은 국가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인구가 기본적으로 많고 늘어나고 있어 내수 자체로 소비가 가능한 나라들이 그렇다. 여기에 더해 수출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보유한 돈이 있어서 내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면 더 좋다.

 

이 두 가지 조건들을 가장 만족하는 국가는 인도고 그 다음이 그나마 인도네시아다.”

 

- 지난 보고서에서 1분기 어닝 시즌을 정점으로 해서 신흥국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이익 전망치는 1분기 실적이 나오고 나서 업종별로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고 교역량이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기업, 소재 업종이 수혜를 봤다. , 물가가 올라가는 업종의 기업 이익이 상당히 빨리 늘어났다.

 

전체적으로는 1분기 실적이 끝난 이후에도 기업들 실적은 조금 좋아지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게 되면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기대를 해왔던 기업들은 이익 측면에서 1분기를 기점으로 떨어지고 있고, IT 기업은 2분기까지 올라가는 흐름이다.

 

예상보다 IT 산업이 조금 더 올라가고 있지만 3분기에는 상승세가 꺾일 것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오히려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본다.”

 

- 그럼 신흥시장 매력도는 지금까지와 달리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큰가?

 

“그렇다. 기업 이익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증가율이 나쁘지는 않지만 그 속도나 폭이 전보다 떨어지면 투자 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신흥국 전반에서 일시에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보다, 국가 또는 업종에서 2분기부터는 차별화가 더욱 심화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2분기 기업이익이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시기에 신흥국 주식시장은 다소 재미가 없어지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기회를 찾는다고 한다면 인도나 인도네시아가 좋다. 이 국가들은 중장기 측면에서 기업 실적 전망이 좋다.”

 

- 인도네시아 시장은 은행주가 주식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 같은데 중장기로도 은행주 강세가 이어질까?

 

“인도네시아 부동산 시장이 크게 뛰면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이 많이 진행됐다. 미국이 2015년에 기준금리 인상을 한 후 2016년에도 올렸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2017년 말에 해야 할 금리 인상을 올초 단행했다. 은행 수익성 측면에서 이미 진행한 부동산 대출은 많고 금리가 올라가게 되니까 수익성이 늘어나는 효과를 본다.

 

이와 함께 은행주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환율이다. 2011년 쯤부터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환율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에 다시 떨어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은행의 수익성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아 전반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 가운데는 핫머니가 많은데.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 기존보다 핫머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도 핫머니 때문에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

 

핫머니는지금 현재 이 국가들의 기업 이익이 아주 빠르게 늘어난다또는이 국가들에 들어갔을 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등 두 가지 측면을 보고 들어온다.

 

핫머니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기업이익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면을 봐왔다. 여기에 더해 이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부분의 신흥국이 2분기를 정점으로 기업 이익 증가세가 둔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중순부터 6월 초나 중순까지는 외국인 자금 순유출이 예상된다. 특히 유럽의 자금 회수 일정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7~9월 사이에는 유럽계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 A주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지수 편입 결정이 임박했다. 신흥국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예상하나.

 

“분명히 수급적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들어온다면 어딘가는 나간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등 중국과 많이 겹치는 업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고 시가총액으로 봤을 때 중국하고 조금 비슷하거나 아니면 위쪽에 위치한 국가가 피해를 보는 구조다. 우리나라나 대만 등이 그렇다.”

 

-중국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우리나라에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그럴 가능성이 크다. 수급은 대만과 한국 중에 대만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벨류에이션 부분을 놓고 보면 상황이 극단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예컨대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A B를 놓고 사고 팔 때 여러 가지 요인들을 생각을 할 것이다. 가장 우선적인 고려 요소는 가격이다. 결국 싼 주식을 선호하는데 한국이 대만보다 조금 싸다. 한국 비중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우려하는 수준만큼은 아닐 것으로 본다.”

 

-2011년 글로벌 양적완화에 힘입어 미국 증시에 많은 투자 자금이 몰렸고 우리나라 증시에도 그 풍부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는 구조가 됐다는 분석이 있다. 지금도 그렇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위기가 터진 후 돈을 있는대로 풀던 시기였지만, 지금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럽도 테이퍼링을 하는 등 풀었던 자금을 회수하는 시기다. 돈이 풀려서 올라가는 시장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반면 IT 업종을 필두로 기업 실적들이 잘 나오고 있고 신흥국 쪽의 위험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 당시와 큰 차이다. 경기가 당분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고, 중국 시장도 많이 안정돼 있는 상태다.

 

지금이 2011년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라면 그게 주식시장에 거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거품이란 것이 다 같이 올라왔다가 빠지는 구조라기보다 괜찮은 국가는 오히려 오르고 매력이 떨어진 국가들 위주로 빠지는 그런 차별화된 국면으로 흘러갈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시장 영향은?

 

“앞으로 2년 정도 신흥국들이 선호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될 경우 펀더멘털이 안 좋은, 또는 재정이 안 좋은 국가라든지 아니면 뭐 물가나 에너지 노출도가 높은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증시가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금리를 완만하게 올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결국 경기가 좋기 때문인데, 기초적인 체력이 있는 국가들은 경기 회복의 수혜를 그대로 누리게 되는 효과를 본다. 반면 체력이 안되는 국가들은 금리인상의 배경이 되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보지 못한 채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신흥국에서 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쪽이 한국이나 중국, 인도, 동남아 등 아세안 국가들이다. 피해를 볼 수 있는 쪽은 남미 지역으로 보면 된다.”

 

-중국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은 에너지 산업, 전통적인 2차 산업 노출도가 상당히 높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에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나면 상황이 상당히 좋을 것 같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내수 시장이 자체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현재 중국이 당면한 문제는 그동안 에너지, 철강 산업에 투자를 굉장히 많이 해 왔다는 점이다. 현재는 중국 정부 주도 하에 IT 산업, 또는 서비스 산업으로 산업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지금은 여전히 중국의 주식시장 비중에서 에너지, 철강 업종이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 IT나 헬스케어는 미미한 수준이다. 시간을 지나면서 균형을 갖출 것이다. 그 균형을 잡는 시점은 앞으로 2년 정도를 예상한다.”

 

-산업 구조의 전환이 그렇게 빨리 이뤄질까?

 

“정부가 세운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 도달까지 그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IT 산업 비중과 제조업 산업 비중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등해지는 시점은 2년이면 충분하다.

 

미국이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미국 증시 내부를 뜯어보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 시가총액이나 주가 상승률이 집중돼 있다. 이들 종목이 주가를 다 견인한 것이지 같은 주식시장 안에 들어가 있는 에너지업체 쉐브론, 철강업체 등은 오히려 주가가 다 빠져있다.

 

미국이 좋아서 주가가 올랐다 이런 시각보다는, 특정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현재는 그런 기업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차세대 산업을 주도할 큰 기업이 나와줘야 주식시장도 올라갈 수 있다는 뜻 같다

 

“그렇다. 중국에서 IT 산업 육성에 성공해 우리가 따라잡히게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조선, 철강에서 잘하니까 일본이 이 산업을 포기했던 것처럼 말이다. 일본은 차세대 성장 산업을 찾아 다른 쪽으로 이동을 했고, 우리나라가 다시 이를 따라잡는 식으로 서로 쫓고 쫓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이 기존에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2차 산업, 제조업을 내려놓고 3차 산업으로 이동하면 저임금 지역의 아세안 국가가 이 역할을 대체하게 된다. 아세안-중국-한국 이런 순서로 뒤를 쫓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한국과 같은 산업 구조로 잘 전환하면 당장은 중국 시장에 우리나라가 IT 관련 중간재를 수출해 이득을 볼 수 는 있지만, 앞으로 몇년 간 지형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우리나라도 미국 시장의 발전을 가져왔던 산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많이 육성했는데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돈을 정말 많이 벌고 주가도 두배, 세배 수준으로 올랐다. 우리도 빨리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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